이 글은 국내 전문, 아마추어 번역가들의 해군 관련 용어에 대한 심각한 번역 오류를 고쳐주기 위해서 쓴 글입니다. 해군 관련 용어를 번역한 것 보면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군함 명칭

Warship : 군함. 군용 함선(Military Vessel) 일반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절대로 전함이 아닙니다. 전함은 Battleship(배틀쉽)이라고 하는데, 거대한 선체에 거포를 가지고 있는 군함의 한 종류입니다. 전함은 군함의 하위분류에 들어갑니다.

Aircraft Carrier : 항공모함. 모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에서 '항공기 수송선'이라고 번역했더군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해군 계급과 직책

Lieutenant(LT) : 육군에서는 소위(Second Lieutenant)와 중위(First Lieutenant)를 가리키지만, 해군에서는 대위입니다. 번역가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용어 중에 하나입니다. 참고로 해군에서 소위는 Ensign(엔슨)이고, 중위는 Lieutenant Second Grade(LTSG, 류테넌트 세컨드 그레이드)입니다.

Captain(Cpt) : 육군에서는 대위이지만(예:[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Captain Miller), 해군에서는 대령 또는 함장의 의미로 쓰입니다. 문맥에 따라 함장 또는 대령으로 번역해야 합니다. 중령 계급장을 단 군인에게 Captain이라고 부르면 함장의 의미로 쓰인 거겠죠? 나이 지긋한 대령에게 대위라고 부르는 것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번역의 정확성을 위해 군복의 계급장과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군 계급장은 육군 계급장과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

Skipper : 함장. 선장.

CO(씨오) : Commanding Officer의 약어. 함장, 지휘관의 의미로 쓰입니다. 예) This is CO speaking.

XO(엑스오) : eXecutive Officer의 약어. 부장, 부지휘관의 의미로 쓰입니다. [배틀스타 갤럭티카] 같은 미국 SF 드라마를 보면 자주 쓰입니다. 해군의 부장은 흔히 부함장이라는 용어로 잘 못 알려져 있습니다. 부장(O) 부함장(X). 예) XO takes control.

CEO(씨이오) : Chief Engineer Officer의 약어. 기관장. 절대로 '사장' 아닙니다. 군함에 사장이 어딨어요? ㅠ_ㅠ

First Lieutenant(FL) : 육군에서는 중위입니다만, 해군에서는 계급이 아니라 갑판사관이라는 직책을 의미합니다. 갑판사관을 맡는 사람의 계급은 함정의 규모에 따라 소위에서 대위까지 다양합니다.

기타 용어

Weather Gauge(웨더 게이지) : Hold the weather gauge, Have the weather gauge 라는 말은 '풍상을 차지한다, 풍상에 위치한다.'라는 뜻입니다. 절대로 '기상관측기를 가지고 있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풍상이라는 말은 바람 불어오는 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과거의 범선 시대에는 바람 불어오는 쪽에 위치한 쪽이 전투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풍상을 차지하려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마스터 앤 커맨더(Master and Commander)]라는 영화를 보면 전투 장면마다 이런 대화가 계속해서 나옵니다. 본래 '풍상을 차지한다'는 해양용어인데, 일반인에게 들어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Bearing(베어링) : 방위. 함정을 중심으로 특정 물표의 방향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Course(코스) : 침로. 함정이 움직이는 방향입니다.

Chart(차트) : 해도. 절대로 지도가 아닙니다.

Bridge(브릿지) : 함교.(민간 선박이면 선교) 절대로 다리가 아닙니다. '함교에서 보자'인데 '다리에서 보자'라고 번역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인데 다리가 어딨어요? ㅠ_ㅠ 이 또한 가장 많이 틀리는 용어 중에 하나입니다.

Port(포트) : 좌현을 Port라고 합니다. 문맥을 잘 봐서 좌현을 말하는 건지 항구를 말하는 건지 잘 구별해야 합니다. 좌현이라는 의미인데 항구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Starboard(스타보드) : 우현.

Dead reckoning(DR, 데드 레커닝) : 추측항법. 최종위치에 침로와 속력을 계산하여 현재의 위치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절대로 '죽음의 계산' 아닙니다. -_-; (예: DR position = 추측위치)

Tag // , ,

Trackback Address >> http://esheep.net/trackback/184 관련글 쓰기

  1. 제목: 현대 해군 관련 영화들의 고증 수준에 대한 불만

    Tracked from BLUEnLIVE's ZocKrWorld 2009/11/25 12:54  delete

    창천… 뭣이라고? 헐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영화에서 고증이라는 것은 어렵고 험한 일입니다. 아무리 잘 해놓고도 조금만 삐끗하면 욕을 얻어먹는 것이 고증입니다. 더군다나 외국이나 과거의 것에 대한 고증은 역사적인 내용이든, 소재이든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고증의 수준이 너무 높아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세 프랑스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드는데, 화장실이 없다고 배설물을 길가에 잔뜩 뿌리던..

  1. BlogIcon ghostsbs 2009/11/25 00: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2. BlogIcon BLUEnLIVE 2009/11/25 12: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덧붙여서 세 가지만...

    1. 요즘은 CEO, FL 대신 EO, DO라고 부르는 것이 추세라는 군요.
    (Engineering Officer, Deck Officer)
    물론 헷갈리기 때문이라죠.

    2. 개인적으로 XO -> 부함장 번역은 반대입니다.
    번역의 목적은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언어를 변환해야 되는 것이니까요.
    결국은 Railgun -> 강철미사일도 나름 '이해하기 쉽게 하겠다'는 생각에서 온 것이라 봅니다.

    3. XO takes control. 가장 번역이 안 되는 표현 중 하나라죠.
    "지금부터 부장이 조함한다."

    • BlogIcon guybrush 2009/11/26 08:53  address  modify / delete

      1. EO와 DO는 처음 듣는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 Railgun을 강철미사일로 번역하다니... 이건 오역이 아니라 언어 테러의 수준이군요.

      그리고 더 생각해보니 BLUEnLIVE님 의견대로 '부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편이 낫겠네요. 아직까지는 의미전달이 잘 안되는 용어입니다만, 언어라는 게 자꾸 써봐야 익숙해지는 거니까요. '부장'을 권장하는 내용으로 본문을 수정하겠습니다.

  3. BlogIcon Leviathan 2009/11/26 23: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강철미사일' ㅋㅋㅋ 충격과 공포의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자막이군요. 그때 영화보다가 '니네 미국이 자랑하는 강철미사일을 당장 쏘란말이야!'라고 했을 때, 웃겨 죽는줄 알았습니다. 무슨 북한 무기 이름도 아니고 참...

    그나저나 육군과 해군 체계와 명칭이 많이 다르군요. 몰랐던 사실이네요.

    • BlogIcon guybrush 2009/11/27 08:26  address  modify / delete

      강철미사일이라는 번역어가 트랜스포머에서 나왔군요. 영화를 안 봐서 몰랐습니다. 꽤 인기 있는 영화였는데 왜 그랬을까요? -_-;

      해군과 육군은 체계와 명칭 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다른 완전히 별개의 집단입니다. 범선시대의 전문화 과정을 거치면서 해군과 육군이 서로 분리되기 시작해 그 차이가 점점 커졌죠.

  4. BlogIcon bluenlive 2010/01/28 21: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갑자기 생각난 또 하나...

    bow랑 stern을 함수/함미(상선의 경우 선수/선미)로 바꾼지가 대체 언제인데, 아직도 이물/고물로 번역하는 개떡같은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죠.

    • BlogIcon guybrush 2010/01/29 06:45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선수/선미, 함수/함미라는 용어를 선호합니다. 이물/고물이라는 용어는 국립국어원의 사전에도 현용어로 남아 있던데 용도폐기된 용어였나요?

    • BlogIcon bluenlive 2010/01/29 07:53  address  modify / delete

      사전에 등록된 것과 별도로 군함/상선에선 사용하지 않는 단어니까요.

      이건 마치 "Hello"를 "찾아계시옵니까?"라고 번역한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