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가네시로 가즈키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읽었습니다. 소설 속 장면의 곳곳에서 '이소룡'이 소재로써 등장하는데요. 주인공이 집에 가서 이소룡의 영화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화장실 거울 앞에서 이소룡의 흉내를 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이소룡의 도발적인 손동작을 따라하기도 합니다.

이 소설에서 이소룡이라는 존재는 복수를 하기 위해 주인공이 닮고 싶어하는 존망의 대상이죠.(사실 이소룡은 가네시로 가즈키 소설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GO'의 주인공도 여자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이소룡의 영화이야기를 하죠. 심각한 순간에 자신을 브루스리와 같은 이씨라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줄거리...
중년의 회사원인 주인공은 자신의 딸아이를 다치게 한
명문 고등학교의 권투선수와 부도덕한 후원자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복수를 시도하기도 전에 곧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습니다.
우연히도 '더 좀비스'라는 별난 학생들을 만나게 되어 그들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는 그들로부터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우고, 신체의 단련을 시작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강인한 인간이 되어 아내와 딸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의 방식대로('더 좀비스'의 방식이기도 하죠) 복수를 해나갑니다.

영화 속의 이소룡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소룡은 야수입니다. 부도덕한 적을 향해 울부짖으며 달려들어 파괴해 버리는 통쾌한 존재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부도덕한 권력이나 폭력 앞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고 물러나 버립니다. 하지만 이소룡은 부수어 버리죠. 야수에게 권력을 가진 장애물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우리는 이소룡을 보면서 우리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을 봅니다.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이소룡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신 분들은 어땠나요? 학창시절에 억압되었던 감정들이 폭발할 것 같지는 않았나요?뭔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끼신 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우리가 하지 못했던 일을 극중의 인물이 해내는 것을 보고, 우리의 마음은 무언가가 씻겨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카타르시스)을 느낍니다. 그것은 작품을 보는 사람이 극중인물에 자신을 투영하여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죠.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마지막 장면에에 주인공은 이소룡이 됨으로써 끝을 맺습니다. 야유를 뒤로 한채 하늘로 훨훨 날아가 버리죠. (물론 진짜 이소룡이 되어버리거나 하늘로 날아가버리지는 않죠...은유적인 표현입니다.)

혹시 지금 회사로 뛰쳐나가 이소룡처럼 쌍절곤을 휘두르며 날라차기를 하고 싶은 분이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나 보군요. 머리 좀 식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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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enim 2007/07/08 13: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네시로 가즈키 GO 때문에 알게되었는데
    플라이 대디 플라이, 레볼루션 NO.3를 읽으면서
    점점 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고뭉치들의 해결사 역할이 무척이나 재미있더군요 ㅎㅎ

    • BlogIcon guybrush 2007/07/09 19:35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영화 <GO>를 보고 처음으로 가네시로 가즈키를 알게 됐어요. 그 이후로 <GO>, <레볼루션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순서대로 소설을 접하게 됐죠. 단순히 재밌는 코믹물 같으면서도 웃음 속에 날카로운 사회 비판의식이 담겨있는 작품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