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는 출시된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큰 인기를 몰고 있는 게임입니다. 세계적으로 약 600만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확보하고 있는 이 게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작품입니다.

과거에 에버퀘스트(EverQuest), 다옥(Dark age of camelot),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과 같은 전형적인 미국식 MMORPG들은 국내에 진출해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일부 매니아 계층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었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게임들은 아니었죠.

국내에는 무엇보다도 NC소프트의 리니지가 온라인게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일부를 기타 국산 게임들이 나눠 먹는 식의 구조였습니다.

미국식 MMORPG는 정서적인 차이때문에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흔히들 말해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외모가 예쁘지 않고, 게임시스템이 어렵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국내 게임 유저들은 대부분 일본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소녀, 미소년 스타일이나 잘록한 허리에 큰 가슴을 가진 서구적인 외모와 체형(정작 서구 유저들에게는 외면당하는)을 동경합니다.

에버퀘스트는 국내에서 실패한 이유중에 이런 이유도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속편인 에버퀘스트2를 발매할 때에 아시아권 유저들을 위한 캐릭터 디자인을 새로 만들 정도였습니다. 북미, 유럽권에 발매된 에버퀘스트2의 캐릭터와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와우 역시 게임성으로 승부하려고 그런 건지 독특한 외모를 자랑하는 종족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타우렌은 소처럼 생겼고, 오크는 녹색피부이고, 트롤은 뻐드렁니를 가졌고, 언데드는 살이 썩어서 뼈가 보이고, 드워프는 험상궂은 외모에 키가 작고, 노움은 스머프 같습니다. 인간과 나이트엘프 종족의 여자 캐릭터만 예쁘고 섹시한 외모를 가지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우는 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쉽고도 재밌고 혁신적인 게임시스템으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진입에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유저들은 역시나 예쁜 얼굴을 가진 여자 캐릭터를 선택했습니다. 게임 내의 대도시에 가면 캐릭터들의 얼굴과 머리스타일까지 모두 비슷비슷하여 일명 '깻잎클론의 역습'이라고 불릴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그런 유저들 중에 일부 여성 유저들도 있긴 하지만, 제 경험상 90% 이상은 남자였습니다. 그 중 일부 남성유저들은 여성캐릭터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게임상의 캐릭터는 자신의 또다른 인격과 정체성을 대변하기도 하니까요. 자신은 여성캐릭터를 조종하는 남자유저라고 생각하지만, 타인은 자신을 여자캐릭터로 바라봅니다. 유저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 너머의 유저가 남성일 것이라고 굳이 상상하질 않는 거죠. 온라인 게임을 오프라인 게임과 동일시 할 수 없는게 이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모가 예쁘지 않은 호드 종족은 유저수가 굉장히 적습니다. 필드에서 소처럼 생긴 타우렌 종족이 예쁜 여자들한테 몰매 맞는 풍경은 매우 흔한 것이었습니다. 와우는 호드와 얼라이언스라는 두 진영간의 전쟁구도가 게임의 기본시스템이라서 진영간 인구불균형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같은 게임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인구수가 적은 진영에 속한 유저들은 어쩔 수 없이 맨날 얻어 터지는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여전히 많은 서버들이 인구불균형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곧 출시될 와우 확장팩에서는 이런 이유로 호드 종족에도 예쁜 외모를 가진 블러드엘프라는 종족이 추가된다고 하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언데드가 멋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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